영국의 한 초등학교 수업 장면

영국에서 코로나 사태로 학교 폐쇄가 장기화된 결과 초등학생 20만명이 모국어인 영어를 제대로 읽고 쓸 줄 모르는 상태로 올가을 중학교에 진학하게 됐다고 더타임스의 주말판인 선데이타임스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매년 문맹(文盲·illiteracy) 학생 비율을 조사해왔으며, 올해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글을 제대로 읽고 쓸 줄 모르는 상태로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이 전년도보다 3만명 더 많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고 선데이타임스는 밝혔다.

영국 초등학교는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지난 3월 8일 등교를 재개하기 전까지 모두 19주 동안 폐쇄됐다. 이 기간 동안 온라인 교육을 실시했지만 교사의 대면 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초적인 읽기와 글쓰기 지도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는 공통적으로 저소득층 가정에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각종 디지털 기기가 부족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될수록 부유층과 저소득층의 교육 격차가 확대된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영국 문맹(文盲·illiteracy) 학생 읽고 쓰기 지도

영국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문맹 인구가 제법 있다. 문맹퇴치 운동을 하는 민간단체인 NLT에 따르면, 잉글랜드에서 문자 해독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은 성인 6명 중 한명꼴인 710만명에 달한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3월 23일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사태의 결과로 적절하게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많은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학습 손실에 영국 사회가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3월초 잉글랜드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모습./AFP 연합뉴스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정부의 의뢰로 코로나 사태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는 교육학자 케번 콜린스 박사는 현직 교사는 물론이고 은퇴한 교사들을 동원해 읽고 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별도로 지도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선데이타임스는 “방과 후 수업이나 소규모 그룹 지도를 통해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존슨 총리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은 고질적인 공교육 문제를 안고 있다. 신규 임용 교사의 40%는 5년 안에 사표를 쓰고 교직을 떠난다. 재정난에 오래 시달리면서 교육 예산을 줄인 탓에 교사 월급이 적다는 불만이 크기 때문이다. 부유층은 비싼 학비를 내는 사립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저소득층은 학업 수준이 낮은 공립학교에 보내는 ‘교육 양극화’도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