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본토에서 최근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급증하며 3차 확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EU(유럽 연합) 양대 국가인 프랑스와 독일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영국은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어 대조적이다.
27일(현지 시각)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날 유럽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25만5773명이었다. 25일 26만명대, 26일 27만명대를 기록한 데 이어 사흘 연속 25만명 이상의 새로운 감염자가 나왔다. 지난 2월 중순 하루 확진자가 9만명대까지 줄어 2차 확산세가 사그라들던 시기와 비교해 다시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가 특히 심각하다. 프랑스에서는 25~27일 사흘 연속 하루 4만명대 확진자가 집계됐다. 프랑스에서 하루 4만명 이상 환자가 나온 건 작년 11월 8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27일 기준으로 프랑스 전역에서는 코로나 입원 환자가 2만7259명에 달하고, 그중 산소 호흡기 치료를 받는 중환자만 4791명에 이른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3차 봉쇄령을 내려 자택에서 10㎞ 이상 벗어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상점들도 식료품점·약국 등 필수업종을 제외하고는 영업을 금지했다.
독일에서도 24일부터 사흘 연속 하루 2만명대 확진자가 쏟아졌다. 독일에서 2만명 넘는 확진자가 나온 건 1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앞으로 2주간 매우 높은 강도로 봉쇄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27일 폴란드 3만1757명, 이탈리아 2만3839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상당수 유럽 국가에서 3차 확산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유럽 본토에서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국민의 반발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봉쇄 수위를 느슨하게 적용해온 데다, 백신 접종 속도가 영미권에 비해 느리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4월부터 백신 접종 요원으로 수의사·치과의사·약사·의대생은 물론 소방관까지 동원할 계획이다. 파리 근교의 국립 실내 사이클경기장을 백신 접종센터로 바꾼 데 이어 축구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도 접종센터를 차릴 계획이다.
영국에서는 3차 확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27일 영국의 확진자는 4715명으로 프랑스(4만2619명)의 9분의 1 수준이다. 25일 기준으로 영국의 인구 대비 백신 접종자 비율은 43.2%로 10.2%~10.6%인 프랑스·독일·이탈리아보다 접종 속도가 훨씬 빠르다.
영국 정부는 오는 7월이면 모든 성인이 백신 접종을 마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