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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에서 일하는 가톨릭 성직자들의 월급을 깎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교황청 재정 상황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24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의 지시로 교황청은 오는 4월부터 추기경들의 월급을 10% 일괄 삭감한다. 부서장을 맡은 성직자들은 8%, 일반 사제나 수녀는 3%씩 각각 월급이 깎인다. 성직자 신분이 아닌 일반 직원의 월급을 삭감하지는 않지만 이들에 대해서도 2023년까지 임금을 동결한다. 교황청에 소속돼 일하는 사람은 성직자와 일반 직원을 모두 합쳐 4800여 명이다.

추기경의 월급은 5000유로(약 7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 내부의 직위에 비해 많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시세보다 낮은 월세로 교황청 소유의 넓은 아파트에서 생활한다.

교황청은 적자 규모가 지난해 9000만유로(약 1205억원)에 달했으며, 올해 적자는 5000만유로(약 6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살림이 크게 나빠진 주된 이유는 바티칸박물관이 방역을 위한 봉쇄령으로 장기간 문을 닫은 것이다. 입장료 수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2019년만 해도 바티칸박물관 유료 방문객은 600만명에 달했다. 바티칸박물관은 코로나 사태 이후 간헐적으로 문을 열 때도 있었지만 해외에서 찾아온 관광객이 드물어 입장료 수익이 변변치 않았다고 한다.

이밖에 가톨릭 신자들의 헌금도 줄었고,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이나 부동산에 투자해둔 자산도 수익이 감소했다고 한다. 미국 CIA(중앙정보국)의 팩트북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교황청의 연간 수입은 3억1500만달러(약 3570억원)였다. AP통신은 “교황청이 최근 수년간 적자를 메우느라 비상용으로 비축해둔 예비비를 다 썼다”며 “교황이 일반 직원들의 감원을 막기 위해 고위 성직자들의 월급을 깎는 쪽을 선택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