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일대일 생방송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일대일 생방송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날짜까지 제시했다. 정상들 사이에선 전례가 드문 일이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18일(현지 시각) 국영 TV 방송에 나와 “바이든 대통령에게 토론을 하자고 제안하고 싶다”며 “양국 국민이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온라인 생방송으로 직접 정직한 대화를 나누는 조건이어야 한다”고 했다.

푸틴은 지난 1월 말 바이든이 취임한 이후 첫 통화를 하면서 인사를 나누고 양국 간 현안을 이야기했는데, 이번에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맞짱 토론’을 벌여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1952년생인 푸틴(69)은 바이든보다 열 살 더 젊다. 입심 대결을 벌일 경우 자신이 밀리지 않거나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푸틴은 “(토론을) 19일이나 22일에 하자”고 했다. 그는 “양국 관계, 각지의 분쟁 해결, 코로나 사태 대응을 비롯해 얘기할 게 많을 것”이라고 했다.

푸틴의 토론 제안은 양국 갈등이 고조된 시점에 나왔다. 지난 2일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을 이유로 미국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16일에는 미국 측이 작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러시아 측이 공작을 벌였다는 정보기관 기밀문서를 공개하며 추가 제재를 시사했다.

특히 바이든은 17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푸틴이 살인자(killer)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렇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나발니 독살 시도 사건 등 러시아 반(反)정부 인사들에 대한 테러가 푸틴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시각을 가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미국의 압박에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추가 제재 경고에 대한 항의 표시로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를 모스크바로 불러들이기로 했다. 또 푸틴은 18일 방송에서 바이든의 ‘살인자’ 발언에 대해 “남을 그렇게 부르면 자신도 그렇게 불리는 법”이라고 받아친 데 이어, 생방송 토론까지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양국 정상 간 생방송 토론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19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조지아주를 방문하고 꽤 바쁠 것이기 때문에 (푸틴과의) 토론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키는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푸틴을 살인자라 부른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니다. 대통령은 직접적 질문에 직접적 답을 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