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장관급 고위직 여성들이 잇따라 직위를 유지한 채 6개월간 유급 출산 휴가를 사용하는 사례가 나왔다. 영국 검찰총장에 이어 아일랜드 법무장관이 출산 휴가를 떠났다가 6개월 후 복직하기로 했다.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11일(현지 시각) 헬렌 매켄티 법무장관이 오는 4월부터 장관 직위를 유지한 채 출산 휴가를 쓰고 6개월 후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35세인 매켄티 장관은 작년 12월 임신 사실을 밝혔으며, 오는 5월 출산할 예정이다. 매켄티가 출산 휴가를 쓰는 동안 다른 여성 장관인 헤더 험프리스 지역사회개발부 장관이 법무장관을 겸임하기로 했다.
유럽에서도 장관직에 오르는 여성은 남성보다 적고, 특히 장관 재직 중 임신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매켄티는 아일랜드에서 장관으로 재직 중 임신한 첫 사례다. 아일랜드에서 직업 공무원은 출산휴가가 일반화돼 있지만 정무직인 장관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었다. 게다가 장관의 출산 휴가가 헌법과 충돌할 우려가 있어 마틴 총리가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랜드 헌법은 국무위원이 언제든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예외를 인정하는 사유로 임신이 포함돼 있지 않다. 마틴 총리는 매켄티 장관의 출산휴가를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 1937년 제정된 낡은 헌법 조항을 시대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영국에서도 보리스 존슨 총리가 수엘라 브레이버먼(41) 검찰총장이 6개월간 유급 출산휴가를 떠났다가 돌아오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브레이버먼은 이달 초 영국에서 처음으로 출산휴가를 떠난 장관급 각료가 됐다. 브레이버먼은 장관급 각료에 대한 출산 휴가 규정이 없어 사퇴해야 할 입장에 처했다. 그러나 집권 보수당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장관급도 출산 휴가를 갈 수 있도록 ‘각료의 출산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을 지난 2일 개정해 관련 규정을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