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적인 심리 상태를 표현한 걸작으로 평가받는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그림 ‘절규’에는 특이한 글귀가 적혀 있다. 왼쪽 상단 구석에 있는 ‘미친 사람에 의해서만 그려질 수 있는’이라는 글귀다. 작품이 완성된 1893년 이후 누가 이 글귀를 적었느냐를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나왔지만 뭉크 스스로 적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이 22일(현지 시각)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미술관의 마이브리트 굴렝 큐레이터는 “적외선 스캐너를 동원해 작품 속 글귀를 분석하고 뭉크의 편지, 일기에 적힌 친필과 비교한 끝에 의심할 여지 없이 뭉크 스스로 적은 것이라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이 대중에 공개된 1895년 전후로 뭉크가 남긴 글씨와 일치한다”고 했다.
미술관 측은 뭉크가 논란이 됐던 글귀를 1893년 그림을 완성했을 때가 아니라 첫 전시를 했던 1895년에 적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뭉크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말이 돌았고, ‘절규’에 대해서도 혹평이 많아 상처를 입은 뭉크가 좌절감을 글씨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보도했다. 그동안 일부 미술 평론가는 문제의 글귀를 누군가가 작품의 가치를 손상시키기 위해 적었다는 주장을 펴왔다.
현재 ‘절규’는 전시되지 않고 있다.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이 건물 이전을 위해 2019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2022년 새로 개관하면서 다시 전시할 예정이다.
‘절규’는 수난을 겪은 작품이다. 1994년 도난당했다가 3개월 만에 그림 구매자를 가장한 경찰의 함정 수사로 되찾아왔다. 2004년에는 복면한 무장 괴한 2명이 대낮에 관람객들을 위협한 뒤 이 작품을 훔쳐 달아났고, 2006년 경찰이 되찾아왔다. 당시 경찰은 “대가를 치르지 않고 되찾았다”고만 했고, 어떻게 작품을 회수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