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The Crown)’에 대해 영국 정부가 “드라마 도입부에 허구임을 알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문화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일요판에 “매회 방송 때마다 시작 전에 “이 드라마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코로나 영향으로 한산해진 영국 런던 거리에 드라마 '더 크라운'이 게시돼있다. /AP 연합뉴스

다우든 장관은 “그것(더 크라운)은 아름답게 만들어진 허구의 작품이고, 다른 영상 제작물과 마찬가지로 넷플릭스는 방영 전에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방송이 다루는 시절을 실제 살지 않은 시청자들이 허구를 사실로 오해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더 크라운’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임기에 일어난 각종 정치 권력 싸움과 로맨스, 동시대 전세계에서 일어난 사건 등을 그린 드라마다. 네번째 시즌이 방송 중이다. 찰스 왕세자, 매거릿 대처 총리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왕족과 정치인들이 등장한다. 무엇보다도 ‘영국의 장미’로 불릴 정도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다 1997년 8월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새로운 등장인물로 추가되면서 시청자들의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다.

'더 크라운' 시즌 4에서 다이애너 왕세자비(엠마 코린)와 찰스 왕세자(조시 오코너)가 함께 걸어나오는 장면. /AP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허구’ 표시를 직접 요구하고 나선 것도, 드라마가 시청자들에 영국 왕실 정치권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우든 장관은 이 같은 입장을 담은 서한을 직접 넷플릭스에 보낼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이 드라마가 사실과 허구를 혼동시킬 것으로 우려한다는 입장을 보인 사람은 다우드 장관 뿐이 아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남동생인 찰스 스펜서도 “드라마 도입부에 ‘내용은 사실이 아니지만 일부 실제 사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알리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영국 왕실에서는 이 드라마에 대해서 “실제와 다른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며 반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전남편인 찰스 왕세자는 최신 시즌 시청을 거부하고 있다고 데일리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