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킹(Fucking)’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오스트리아 마을이 조롱을 견디다 못해 ‘푸깅(Fugging)’으로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고 오스트리아 언론들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푸킹은 오스트리아 북서부의 독일과의 국경 가까이 있는 마을이다. 30여가구에 주민이 100명 정도인 작은 동네다. 오래전부터 푸킹이라는 지명을 사용해왔고 오스트리아가 독일어를 쓰는 나라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 이후 유럽에도 영어가 널리 퍼지면서 마을 이름이 영어의 욕설과 철자가 같다는 점 때문에 주민들이 골치를 앓기 시작했다.
2차 대전 직후 이 마을과 가까운 잘츠부르크 인근에 주둔하던 미군과 영국군 병사들이 찾아와 ‘Fucking’이라는 마을 이정표와 기념 사진을 찍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 영어를 몰랐던 주민들은 한동안 왜 외국 군인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는지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계속 잘츠부르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 중 일부가 몰려와 마을 이정표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일이 빈번했다. 심지어는 이정표가 재미 있다며 야밤에 몰래 뽑아 가버리는 일도 벌어졌다고 한다. 이정표를 다시 세울 때마다 비용을 치르게 되자 지난 2005년 주민들은 뽑아갈 수 없도록 이정표를 콘크리트로 깊숙하게 박는 작업을 했다.
주민들이 특히 분노를 느낀 건 한밤중에 외부인 남녀가 찾아와 마을 이정표 앞에서 성관계를 갖는 일이 종종 벌어졌을 때다. 화가 난 주민들은 2009년 마을 입구에 CCTV를 설치했다.
Fucking이라는 지명은 역사가 깊다. 1303년 Fukching, 1532년 Fugkhing으로 불렸다는 기록이 있고 18세기부터 현재의 지명을 사용하고 있다. 하도 놀림거리가 되자 2004년 마을 이름 변경을 놓고 주민 투표를 실시했지만 부결됐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이름을 포기할 수 없다는 주민이 많았다.
그러나 계속 외부인들에게 시달린 끝에 결국 개명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오스트리아 언론은 전했다. 푸킹 마을을 관할하는 타르스도르프 지방의회는 내년 1월 1일부터 이 마을 명칭을 ‘푸깅’으로 바꾸기로 지난 17일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