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이탈리아 밀라노의 교도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가족 면회 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불만을 품은 재소자들이 교도소 옥상에 올라가 시위를 벌였다./로이터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교도소 수감자에 대해 가족이 찾아와 하룻밤 ‘숙박 면회’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일간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탈리아 중서부 토스카나 주정부는 최근 모범수에 대해 감시 없이 가족과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하자는 법안을 상원 법사위원회에 제출했다. 토스카나주가 제안한 방안은 교도소 안에 게스트 하우스 방식의 별도 공간을 마련해 모범수에 한해 가족 또는 가까운 사람을 초청해 최대 24시간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안이 법제화되면 교도관의 간섭을 받지 않은 채 요리를 해서 함께 즐기고 성관계도 가질 수 있다. 라레푸블리카는 숙박 면회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사랑의 방’이라고 표현했다.

숙박 면회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하도록 ‘당근’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보편적인 인권의 차원에서 수감자라 하더라도 가족 또는 친지와 신체 접촉을 하며 만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인권 운동가들이 주장해왔다. ‘사랑의 방’에서 이뤄지는 성관계가 재소자의 불만을 누그러뜨려 정서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방식의 특별 면회는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 유럽 10여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허용됐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1999년 관련 법안을 상원에서 논의했다가 폐기된 것을 비롯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무법자로 통하는 마피아들이 수감된 상태에서도 범죄를 지시하거나 탈옥한 전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게다가 마약 거래가 흔한 나라이기 때문에 재소자가 외부인을 접촉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탈리아 언론은 지금 시점에서 ‘숙박 면회’를 추진하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교도소 안에 퍼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기상천외한 방식을 동원한 마약 밀반입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탈리아 언론은 “숙박 면회에 대해 의회 내에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기 때문에 법제화되기 어렵거나, 가능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