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확산하고 있다. 북반부에 겨울이 다가오면서 환자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이 90% 이상의 효과를 낸다는 낭보가 나왔지만 당장 올해 안에 백신과 치료제가 널리 상용화될 가능성이 없어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7일 전 세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61만3958명으로 집계돼 하루 최다 기록을 세운 것을 비롯해 이달 들어 12일까지 모두 631만여명의 환자가 쏟아졌다. 하루 52만여명꼴이다. 지난 9월에 하루 평균 28만명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이 채 안 되는 시기에 확산 속도가 배 가까이 빨라진 셈이다. 세계 누적 확진자는 2000만명이 3000만명이 되기까지 38일 걸렸지만, 이후 3000만명이 4000만명이 된 건 32일, 4000만명이 5000만명에 도달한 건 20일 식으로 1000만명씩 불어나는 기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환자가 늘어나면서 사망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자체 집계로 12일 하루 세계 코로나 사망자가 9910명이라고 했다. 1차 확산 때 최고치인 8703명(4월 16일)을 넘었다. 매일 코로나로 하루 1만명씩 숨지는 시기가 코앞에 와 있는 것이다.
100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만 각 100만명을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는 11일 미국에서 2005명이 숨져 처음으로 하루 사망자가 2000명 선을 넘었다고 했다. 추수감사절(11월 26일)이 다가오면서 사람 간 접촉이 더 늘어날 수 있어 보건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뉴욕주는 밤 10시 이후 식당·술집 영업을 금지하고 모임 규모도 10명 이내로 제한했다. 시카고는 한 달간의 ‘스테이 앳 홈(Stay-at-home)’ 권고령을 내렸다. 하지만 각 주별 대응으로 부족하며, 전면적인 봉쇄령이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보건 자문위원인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감염병 연구·정책 센터장은 4~6주의 봉쇄령이 필요하다고 했다. 내년 상반기에 백신을 활용할 수 있을 때까지 봉쇄령으로 확산 속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 역시 대부분의 국가가 봉쇄령을 내렸는데도 최근 바이러스 증가 속도가 기록적이다. 12일까지 189만여명의 확진자가 나온 프랑스는 전체 확진자의 70%가 10월 이후 발견됐을 정도로 가을 들어 폭발적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 12일 영국에서 새로운 기록인 하루 3만3470명의 확진자가 집계된 것을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도 이달 들어 줄줄이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이 나왔다. 정부 차원에서 강제적인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던 스웨덴도 오는 20일부터 석 달간 밤 10시 이후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강제 조치를 발동하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의료 대란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30초마다 한 명씩 입원하고 3분에 한 명씩 중환자실에 들어가고 있다”며 “병원이 포화 상태”라고 했다. 의료진 부족에 시달리는 프랑스와 벨기에에서는 코로나에 걸린 의료진들도 무증상이거나 증세가 경미하면 계속 환자를 진료하라고 보건당국이 요청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시기에 봉쇄령을 해제해서 연말 축제를 즐겨야 한다는 요구가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안데르스 텅넬 스웨덴 공공보건청장은 “크리스마스 시기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제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라”고 했다.
서방에 비해 비교적 피해가 적은 동아시아 국가들도 최근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일본은 12일 코로나 발병 이후 가장 많은 1651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일본 언론들은 4월 1차 확산, 7~8월 2차 확산에 이어 3차 확산기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도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들에게 코로나 검사를 두 차례 받도록 요구하는 등 검역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