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총기를 난사한 오스트리아 수도 빈 시내 중심부./AP 연합뉴스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 한 명을 포함해 적어도 5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을 입었다. 숨진 용의자는 극단주의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려던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전과자로 확인됐다. 프랑스 니스의 성당에서 튀니지 출신 무슬림 남성이 3명을 살해한 지 나흘 만에 또다시 유럽에서 이슬람 세력이 테러를 일으킨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16일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수업 시간에 보여준 중학교 교사가 무슬림에 의해 참수된 사건도 있었다.

오스트리아 APA통신에 따르면, 2일 저녁 8시쯤(현지 시각) 빈 시내 중심부 슈베덴광장에 있는 한 유대교 예배당 근처에서 중무장한 남성들이 인근 식당과 카페의 야외 좌석에 있던 사람들을 겨냥해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 용의자는 2명 이상이며, 총격이 가해진 지점을 합치면 모두 6군데라고 경찰은 밝혔다. 시민들 중에서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 숨졌다. 경찰이 즉각 출동해 용의자 중 한 명을 사살해 사망자는 피해자들을 포함해 모두 5명이다. 빈 응급구조대는 이외에도 모두 22명의 부상자가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했다.

2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시내 중심부에서 현지 경찰이 순찰 도중 한 행인의 몸수색을 하고 있다. 한 경찰(오른쪽)은 총을 겨누며 주변을 살피고 있다. 이날 빈 슈베덴 광장에 있는 한 유대교 예배당 근처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 1명을 포함해 적어도 5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을 입었다. /AFP 연합뉴스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명백한 테러”라며 “용의자들이 자동 소총으로 무장했다”고 현지 방송에 말했다. 숨진 용의자는 올해 20세이며 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에 가려다 적발돼 작년 4월 징역 22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하지만 8개월 만인 작년 12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석방됐다. 그는 북마케도니아 출신 이민 가정의 아들로 이중 국적자라고 APA통신은 보도했다. 네하머 내무장관은 “숨진 용의자는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리스트”라고 했다.

테러 현장 일대에서는 이튿날 시작되는 야간 통행금지를 앞두고 많은 시민이 외출해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었지만, 총격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목격자들은 “폭죽을 터트리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총소리라는 걸 알고 혼비백산했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현장의 시민들이 찍어 소셜 미디어에 띄운 영상에는 검은 스키용 모자와 흰 마스크를 쓴 한 용의자의 모습이 담겼다. 오스트리아에선 테러가 드문 편이었기 때문에 국민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경찰은 나머지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내 중심부의 통행을 막고 시민들에게는 외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3일 빈 시내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체코는 국경에서 모든 사람을 검문·검색하기 시작했다.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소행이라는 점은 확인됐지만 범행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다. 일부 목격자는 범인들이 유대교 예배당이 아니라 근처 식당·카페에 있던 시민들을 겨냥했다고 증언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우리는 테러에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대응을 지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은 테러를 비난하며 오스트리아 정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