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을 게재했다가 2015년 편집장을 비롯해 12명이 숨지는 테러를 당했던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조롱하는 도발적인 만평을 표지로 발간한다.
지난 16일 한 프랑스 중학교 교사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무슬림 청년에 의해 참수된 사건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며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이 이슬람교를 대표해 마크롱과 독설을 주고받으며 갈등을 키우는 와중에 프랑스에서 에르도안을 자극하는 만평이 나온 것이다.
샤를리 에브도는 28일(현지 시각) 발간하는 최신호의 표지에 등장할 ‘사생활에서는 그는 정말 웃긴다’는 제목의 만평을 하루 전날인 27일 트위터에서 미리 공개했다.
이 만평을 보면 에르도안은 배꼽을 드러낸 채 흰색 팬티를 입고 소파에 앉아 있으며, 오른손으로는 맥주를 들고 있다. 에르도안은 왼손으로는 술 시중을 드는 여성의 부르카를 걷어올리고 있고 이 여성은 속옷을 입지 않은 채 엉덩이를 드러내고 있다. 여성은 즐겁다는 듯 활짝 웃고 있다. 이 상황에서 에르도안은 “우, 선지자(무함마드)”라는 말을 내뱉는다. 에르도안이 무슬림 지도자라고 자처하지만 사생활은 지저분하다며 비꼬는 내용이다.
이 만평이 트위터에 올라온 지 7시간만에 1만3000여명이 하트 표시를 눌러 ‘좋아요’라고 했다. 에르도안의 언론 보좌관은 트위터에 “출판을 통해 문화적인 인종 차별주의와 증오를 확산시키는 이런 역겨운 노력을 비난한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최근 에르도안은 이슬람에 대해 강경 대응을 선포한 마크롱을 향해 “정신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독설을 내뿜었다. 터키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이슬람 국가에서는 프랑스를 비난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산 제품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샤를리 에브도가 에르도안을 정면으로 겨냥한 만평을 내놓은 것은 이슬람계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샤를리 에브도는 그동안 이슬람교뿐 아니라 정치인, 지식인, 가톨릭교 등에 걸쳐 성역 없이 신랄한 풍자 만평을 게재해왔다. 그러나 표현이 종종 거칠거나 저속하기 때문에 프랑스인들 사이에서도 “지나치다” “상대를 자극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