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교사가 너무 적어 남학생들의 롤 모델이 부족하다.”(일간 더타임스)
영국에서 초·중·고에서 남성 교사 비율이 지나치게 낮아 남녀 간의 균형 있는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타임스는 최근 교육 분야 싱크탱크인 교육정책연구소(EPI)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기준으로 영국의 남성 교사 비율이 중등학교에서는 35.5%, 초등학교에서는 14.1%라고 보도했다. 남성 교사가 중등학교에서는 3명 중 한 명, 초등학교에서는 7명 중 한 명꼴이라는 얘기다.
교육 현장의 ‘여초 현상’이 야기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사 급여가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보수당 정부는 ‘영국병(病)’이라고 불리는 만성적인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공공 부문 지출을 억제해왔다. 교사 급여를 동결하거나 찔끔 인상하는 경우가 잦다.
EPI는 최근 10년 사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영국 교사의 실질 임금은 16% 감소했다고 했다. 생계 유지를 위해 교직을 떠나거나 새로 임용되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여성보다는 남성에 집중되고 있다. 물리·수학처럼 대학에서 전공자가 남학생이 훨씬 많은 과목은 교사 부족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 밀려 성적이 저조한 것도 남성 교사 부족과 무관하지 않다고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지난해 중등학교졸업시험(GCSEs)에서 전체 9개 등급 중 상위 3개인 7~9등급을 받은 비율이 여학생은 23.7%인 데 반해, 남학생은 17.5%에 그쳤다.
남성 교사가 부족하다보니 학교별로 재량껏 선택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여성 중심으로 흐르기도 한다. 이를테면 문학 수업 때 소년들이 흥미를 느끼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보다는 소녀 취향의 ‘제인 에어’를 선택하기 쉽다는 것이고, 이것이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남성 교사가 부족해 남학생들이 게임에 빠지는 것을 제어하는 데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에서는 부유층은 자녀를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고 중산층 이하 계층이 공립학교를 선택하는 게 일반적인데, 남교사 부족 현상은 사립학교보다 공립학교에서 두드러지는 편이다. 이와 관련 더타임스는 “남성 교사의 부족은 특히 저소득층 남학생들이 학교 교육에서 겉도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