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다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참혹하게 살해된 중학교 역사·지리 교사 사뮈엘 파티(47)를 위한 국가 추도식이 프랑스 지성의 상징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리게 됐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 같은 계획을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추도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맡는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종교와 정치·사회생활을 엄격히 분리하는 세속주의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19일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살해된 교사 사뮈엘 파티를 애도하는 메시지와 촛불이 독일 베를린 주재 프랑스 대사관 앞에 놓여져있다. EPA 연합뉴스

대통령실 측은 소르본 대학을 추도식장으로 선정한 데 대해 “800여년 동안 프랑스에서 양심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가 번창했던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간 프랑스 정부 주최 국가추도식은 나폴레옹 묘역이 있는 앵발리드에서 열려왔지만, 고인이 남긴 발자취를 고려해 유족과 이같이 정했다는 것이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고인의 유족들과 엘리제궁에서 만나 위로와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프랑스 무슬림계 지도자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 프랑스 무슬림협회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풍자의 나라에 사는 프랑스인이기 때문에 이것이 귀찮고, 짜증나더라도 풍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이슬람교 지도자들이 19일 한 대학교에 마련된 추모소를 찾아 사뮈엘 파티를 애도하며 헌화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이날 파리 인근 생투앙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연설 도중 “교사의 딸이자 손녀로서, 그저 프랑스인으로서 강력한 연대와 분노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대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비롯해 극단주의 메시지의 전파통로로 지목받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통제 방침을 밝혔다. 다르마냉 장관은 “파티를 겨냥한 파트와(이슬람 신학자들이 내리는 유권해석)가 있었다. 내일은 경찰을, 모레는 기자를 겨냥한 파트와가 계속 생기도록 놔둘 수 없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전날 주재한 대책 회의에서도 소셜미디어를 규제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이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20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틱톡, 스냅챗 등 소설미디어 운영사들과도 만나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스정부는 이와 별도로 이날 오전부터 프랑스 당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 의심자들의 자택 10여곳을 급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