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4세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7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영국에 코로나가 무섭게 번지고 있는데도 방역에 모범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15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여왕은 이날 손자인 윌리엄 왕세손과 함께 런던 남쪽의 국방과학기술연구소를 찾았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여왕이 왕실 주거지를 떠나 외부에서 공식 일정을 소화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여왕은 코로나를 피하기 위해 런던 시내의 버킹엄궁을 떠나 런던 외곽에 있는 윈저성에 주로 머물러왔다. BBC는 “여왕이 그동안 업무가 필요하면 화상회의를 하거나 전화를 이용했다”고 했다.
이날 여왕이 찾은 국방과학기술연구소는 코로나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국책연구기관이다. 여왕은 연구진을 만나 격려했다. 하지만 여왕과 윌리엄 왕세손은 물론이고 연구진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만나는 모습이 공개됐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여왕이 방역에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글이 쏟아졌다. 영국 정부는 평소 만나지 않는 사람과 실내에서 접촉할 때 마스크를 쓰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여왕이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국 왕실에서는 여왕의 아들인 찰스 왕세자가 지난 3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유명한 방송 진행자 피어스 모건은 트위터에 이날 여왕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고 “왜 마스크가 없는지 모르겠다”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나라가 다시 전면 봉쇄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왕실이 현명하지 않은 이동을 했다”고 썼다.
여왕이 방역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버킹엄궁은 “여왕이 마스크를 쓰지는 않았지만 사회적 거리는 지키며 연구진을 만났다”고 해명했다. BBC는 “여왕과 윌리엄 왕세손은 물론이고 연구진까지 모든 행사 참석자가 사전에 코로나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