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사회과학 분야 명문 대학인 시앙스포(Sciences Po·파리정치대학)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2주간 학교를 폐쇄한다.

시앙스포 파리캠퍼스 전경/르피가로

시앙스포는 학부와 그랑제콜 과정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치학, 국제관계학 등 사회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명문이다. 프랑스 정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장 카스텍스 총리, 브뤼노 르메르 경제장관,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 장-미셸 블랑케 교육장관, 올리비에 베랑 보건장관 등이 이 학교를 나왔다.

시앙스포의 중심인 파리캠퍼스는 21일부터 오는 10월 4일까지 학교를 폐쇄해 캠퍼스 안의 모든 대면 활동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강의실에 출석하는 수업은 물론이고 도서관 업무도 중단된다. 학교 행정도 대면 서비스는 모두 멈춘다. 시앙스포는 앞서 지난 11일 파리 동쪽의 랭스 캠퍼스를 먼저 폐쇄했다.

시앙스포 파리캠퍼스의 대형 강의실/시앙스포

시앙스포가 캠퍼스를 폐쇄하는 극약 처방을 내린 이유는 프랑스 전역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대학 캠퍼스가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번지는 바이러스 소굴이라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18일과 19일 모두 각 1만3000여명씩의 확진자가 나왔다. 최근 남부 몽펠리에대학에서 의대생 60명이 한꺼번에 감염되는 등 대학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캠퍼스를 폐쇄하는 대학이 점점 늘고 있다. 젊은 대학생들 중에서는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방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앙스포 파리캠퍼스 근처의 술집 풍경/파리=손진석 특파원

특히 파리 시내 대학들이 대부분 그렇듯 시앙스포도 캠퍼스가 좁고 낡아 학생들 간의 사회적 거리 유지가 쉽지 않다. 게다가 이 학교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생제르맹데프레 지역에 있어 학교 주변에 술집이 많다. 평소 늦은 시간까지 한데 어울려 노는 젊은이들을 볼 수 있다.

지난주에는 대표적인 엘리트 관료인 시앙스포 출신 르메르 경제장관이 코로나 검사 결과 확진자로 판명되기도 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엘리제궁 홈페이지

시앙스포는 다만 캠퍼스를 폐쇄하더라도 온라인으로 수업이 모두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박사 과정 학생들은 학교에 나와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