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랑하는 아내이자 영혼의 동반자인 아내 조(Jo)를 잃었습니다. 친구나 가족이 없어 대화할 사람이 없어요. 24시간 계속되는 적막이 견딜 수 없는 고문과 같습니다. 나를 도와줄 사람 없나요?”

영국 남부 햄프셔에 사는 75세의 토니 윌리엄스씨는 최근 자택 창문에 이렇게 쓴 포스터를 내걸었다. 외로움에 사무친 나머지 절절하게 도움을 호소했다. 은퇴한 물리학자인 그는 슬하에 자식 없이 아내 조와 35년을 살아왔다. 하지만 아내는 코로나로 봉쇄령이 내려져 있던 지난 5월 췌장암 진단을 받은 지 아흐레 만에 세상을 떠났다.

외로움을 못 견딘 윌리엄스씨가 써붙인 포스터. /메트로

갑자기 인생의 동반자를 잃은 윌리엄스는 외로움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적막이 흐르는 집에서 하염없이 아내의 사진만 쳐다봤다고 한다. 외로움에 지친 그는 “친구를 찾는다”며 지역 신문에 광고를 냈다. 연락처를 적은 전단을 만들어 길거리에서 나눠주기도 했다. 아무 응답이 없었다. 그러자 자택 창문에 “도와 달라”는 포스터를 써 붙인 것이다.

하지만 그의 사연을 지난 14일 타블로이드 신문 메트로가 보도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그를 응원하는 반응이 쇄도했다. 영국·아일랜드·미국·캐나다 등에서 전화나 화상 통화로 그와 대화를 나누거나 그를 돕고 싶다는 문의가 왔다고 메트로는 전했다. 돕겠다고 나선 이들은 17세부터 90세까지 연령대 폭이 넓었다. 이웃들도 그의 집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세상사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자선단체들은 그를 노인 식사 모임에 초대하기로 했다.

생전의 아내 조와 함께 한 윌리엄스. /메트로

윌리엄스는 코로나에 따른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병)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독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를 돕고 싶다고 한 사람들은 “누구든 외로움을 느껴서는 안 되고, 팬데믹 동안에는 더욱 그래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메트로는 전했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이들은 “어떤 고통인지 알기 때문에 윌리엄스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고, 윌리엄스와 같은 물리학자라고 소개한 어느 남성은 “그와 과학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고령자를 돕는 사회단체인 ‘에이지 UK(Age UK)’에 따르면 잉글랜드에서만 75세 이상이면서 혼자 사는 사람이 200만명에 달하며, 그중 절반이 친구·이웃·가족과는 한 달 동안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