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색소포니스트 김진호(33)씨가 유서 깊은 음악교육기관인 벨기에의 브뤼셀왕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김씨는 2년 과정의 석사 과정을 이수하면서 4차례의 시험과 졸업 연주를 합산해 최고 등급(Grande Distinction)을 받아 색소폰 부문 1등을 차지했다.

색소포니스트 김진호씨

1832년 설립된 브뤼셀왕립음악원은 벨기에에서 음악 학위를 수여하는 학교로는 가장 오래된 곳이다. 이곳에서 한국인이 수석으로 졸업한 건 김씨가 처음이다. 이 학교는 색소폰 부문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색소폰을 발명한 아돌프 삭스(1814~1894)가 이 학교 졸업생이다. 김씨는 세계 정상급 색소포니스트인 뱅상 다비드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다. 김씨는 “3곡을 연주하는 졸업 연주에서 경기아리랑을 편곡한 곡을 하나 넣어 관심을 이끌어낸 것이 주효해 심사위원 만장일치 1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진호씨가 2018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독주회를 열었을 때 윌리엄 올브라이트의 쏘나타를 연주하는 모습


색소포니스트 김진호씨

김씨는 어린 시절 음악 교사였던 아버지가 클라리넷과 색소폰을 즐겨 연주하는 모습을 따라하다가 연주자의 길로 들어섰다. 연세대 기악과를 졸업하고 해군 군악대에서 활동했다. 2019년 그리스 라리사 국제 색소폰 콩쿠르와 2018년 프랑스 레오폴드 벨랑 국제 콩쿠르에서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색소폰 제조업체인 셀마의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졸업 연주 연습에 최선을 다한 결과 수석 졸업의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노력하는 연주자가 되겠다”고 했다.

벨기에의 브뤼셀왕립음악원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