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국어 강의를 명목으로 각국에 설치한 ‘공자학원’에 이어 자원 봉사 기구라고 주장하는 ‘해외 서비스 센터’가 외교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센터가 해외 체류 중국인의 운전면허 갱신 등을 지원하는 기구라는 입장이지만, 유럽 일부 국가와 시민단체는 “중국 경찰의 비밀 거점”이라며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교장관은 1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 대사에게 중국 정부를 대신해 네덜란드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이른바 ‘경찰 서비스 센터’에 대한 완전한 해명을 요청했다”며 “네덜란드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경찰서들을 즉시 폐쇄해야 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센터 활동에 대해 네덜란드가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해외 경찰서’ 논란은 지난 9월 스페인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중국이 전 세계 21국에 54곳의 경찰 센터를 운영한다고 주장하면서 본격화됐다. 해외에 체류하는 중국인을 감시하고 해외로 도피한 반체제 인사를 검거하는 데 이용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2018년 암스테르담, 올해는 로테르담에 경찰 센터를 설치했으며 각각 중국 저장성 리수이시, 푸젠성 푸저우시 공안국이 관련돼 있다고 네덜란드 언론은 보도했다. 또 해당 센터 운영자는 중국의 경찰이나 군인 경력자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에 공식적으로 해명과 폐쇄를 요구한 것이다.
영국도 조사에 나섰다. 톰 투겐다트 안보장관은 중국 해외 경찰서 3곳이 영국 안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지난 1일 하원 연설에서 “극도로 우려스럽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영국 내각에서 대중 강경파로 꼽히는 투겐다트 장관은 “영국 법을 준수하지 않는 모든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중국 측은 부인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해당 조직은 경찰서나 경찰 서비스 센터가 아니라 현지 중국인들의 중국 운전 면허증 갱신을 돕는 곳”이라며 “근거 없는 과장을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그는 “(활동 인원들도) 열정적인 화교 자원봉사자들이지 중국 경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에 따르면 동아시아에서는 일본·몽골·캄보디아·브루나이에 해당 센터가 있지만, 한국은 명단에 없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자국 내 운영 중인 중국 공자학원 30곳을 폐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어와 중국 문화 교육이라는 애초 취지와 달리 대학 내에서 중국공산당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는 등 학문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