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직후 중국 상하이 거리에서 일부 청년들이 반정부 구호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긴 천을 들고 행진하는 장면이 해외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다.
지난 23일 소셜미디어에서는 젊은 여성 4명이 중국어로 ‘원하지 않는다, 원한다(不要, 要)’라는 글자가 반복적으로 적힌 천을 들고 상하이 거리를 걷는 장면이 올라왔다. 이들은 국제 사회주의를 상징하는 ‘인터내셔널가’도 불렀다. 이들이 쓴 ‘원하지 않는다, 원한다’는 지난 13일 베이징의 한 고가도로에서 시 주석의 연임을 반대하는 시위자가 걸었던 플래카드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브리지 맨(다리의 남자)’으로 불리는 해당 남성은 당시 “영수(領袖)를 원하지 않는다, 투표를 원한다” “핵산(코로나 검사)을 원하지 않는다, 밥을 원한다” 등의 문구를 내걸었다. 이 때문에 상하이 청년들도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해당 영상은 중국 내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높은 청년 실업률과 장기간 방역으로 청년층 불만이 커지자 중국 당국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올해 국가 공무원 채용을 작년보다 18% 가까이 늘어난 3만7100명으로 확대했다. 올 9월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17.9%를 기록했다. 지난 7월 19.9%를 기록한 후 하락했지만 코로나 전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중국 당국은 공무원 채용을 늘리는 동시에 청년들의 사상 검증과 의식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채용 기준으로 ‘정치적 소질’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공무원 필기와 면접시험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중요 내용을 이해하고 분석할 능력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피겠다”고 했다. 또 ‘양개확립(兩個確立) 실천 여부’ 등을 정치 심사 기준에 포함시켰다. 양개확립은 시진핑 주석의 당내 지위와 시진핑 사상의 지위를 확립한다는 의미로, 시 주석의 장기 집권 신호로 여겨진다. 시 주석은 지난 16일 당대회 개막 연설에서 “청년이 강해져야 나라가 강대해질 수 있다”며 “청년들은 확고부동하게 당의 말을 듣고 당을 따라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