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국 베이징 국가박물관의 한중일 청동기 전시관에서 한국 고대사 연표가 철거돼 있다./베이징=박수찬 특파원

’한·중·일 고대 청동기 유물전’을 개최해온 중국 국가박물관이 16일 고구려, 발해가 빠진 한국사 연표를 철거하고 전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한국사뿐만 아니라 중국사, 일본사 연표도 함께 철거했다. 한국사 연표만 뺄 경우 주목을 끄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16일 중국 베이징 국가박물관의 한중일 청동기 전시관에서 고대사 연표가 철거돼 있다. 일본 전시실에서 일본사 연표가 철거돼 있다./베이징=박수찬 특파원
6일 중국 베이징 국가박물관의 한중일 청동기 전시관에서 고대사 연표가 철거돼 있다. 중국 전시실의 중국사 연표가 철거돼 있다./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중국 측은 전날 오후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측에 “한국사 연표 게시와 관련해 우선 철거 조치를 한다”고 알려왔다고 한국 외교부가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도 “2차에 걸쳐 한국사 연표 문제에 대한 항의 서한을 중국 국가박물관에 보냈고, 그 결과 15일 오후 중국 측으로부터 한국사 연표 전체를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박물관은 지난 7월 26일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함게 전시를 개최했다. 한국은 전시 개막하기 한 달쯤 전인 6월 30일 중국 측에 한국사 연표를 제공했지만 중국은 고구려, 발해를 제외한 채 전시에 사용했다. 논란이 커지자 15일 중국은 한국 측에 연표 철거를 통보했다. 중국이 1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방한을 의식한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다만 중국 측이 문제가 된 한국사 연표를 철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을 뿐, “고구려와 발해를 추가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정당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언제든 유사한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