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닥 걸어다니는 시민들 - 중국 쓰촨성 일대의 극심한 가뭄으로 창장(長江) 상류에 있는 충칭시 자링장(嘉陵江)이 말라붙었다. 21일 물길이 끊어진 교각 아래를 시민들이 걸어 다니고 있다. /EPA 연합뉴스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최악 폭염과 가뭄으로 창장(長江) 일대가 극심한 용수난과 전력난을 겪으면서 중국 중부 쓰촨성과 충칭시의 전력 제한 조치가 오래가고 있다. 당국이 이동식 발전기 수백 대를 현지로 보내고 있지만, 공업용 전력은 제한 송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요타 자동차, 애플 조립 업체인 폭스콘 등 쓰촨 지역 기업들의 가동 차질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15~20일 전력 공급을 제한했던 쓰촨성은 이빈·쑤닝 등 주요 도시에 대한 전력 공급 제한을 25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21일에는 에너지 위기 경보 단계를 사상 처음으로 ‘특별 엄중’으로 상향했다. 한 교민은 “45도 찜통더위에 사무실에서 에어컨은커녕 전등도 켜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고 했다.

쇼핑몰은 부분조명 영업 - 폭염과 가뭄에 따른 용수난과 전력난으로 전력 제한 조치가 시행된 지난 17일 쓰촨성 청두시 한 쇼핑몰이 내부 조명을 평상시보다 어둡게 하고 영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창장 중류에 있는 쓰촨성은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의 4.7%를 담당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상하이 등 강 하류 지역이 코로나 봉쇄로 극심한 타격을 받으면서 2분기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9%로 치솟았다. 중국 경제 매체들은 “전력 공급 제한이 장기화하면 쓰촨 내 디스플레이, 자동차 배터리, 태양전지판 생산에 차질이 생겨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쓰촨의 고온과 가뭄은 창장 하류 대도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쓰촨은 중국에서 수력발전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서전동송(西電東送) 프로젝트’에 따라 수력발전량이 풍부한 서부 전력을 수요가 많은 동부 대도시에 보내왔다. 하지만 올여름 강수량이 작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수력발전용 저수량이 작년 40억t에서 12억t으로 급감했다. 반면 두 달 넘게 이어지는 폭염으로 전력 수요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테슬라 공장 등 주요 생산 시설이 전력난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상하이시 당국은 22~23일 동방명주탑 등 유명 관광지 와이탄 일대의 경관 조명과 대형 스크린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기상 당국은 26일 이후 폭염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전력난과 용수난에 따른 산업·농업 피해가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