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을 막겠다며 한 달 넘게 도시를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에서 한 양로원이 살아있는 노인을 시신 운구용 가방에 넣어 화장장으로 보내려 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장기 봉쇄에 따른 극심한 피로감과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상하이 민심이 들끓자 중국 당국은 즉시 지역 관리와 양로원장 등 5명을 면직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상하이 둥팡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상하이 바오산(寶山) 장례식장 직원 2명은 푸퉈(普陀)구 신창정(新長征) 양로원에서 코로나로 숨진 여성(76)의 시신을 차로 옮기라는 지시를 받았다. 양로원에 도착해 밀봉된 노란색 시신 가방을 승합차에 싣고 출발하려던 순간, 이들은 노인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영상에 따르면 차에서 내린 장례식장 직원이 시신 가방을 열면서 양로원 직원을 향해 “봤죠? 살아있어요”라고 말한다. 양로원 직원이 시신 가방을 덮으려 하자, 장례식장 직원이 이를 제지하며 “다시 덮지 말라”고 소리치는 장면도 나온다.
노인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 건강에 이상은 없는 상태라고 중국 관영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에는 “사람 생명을 어떻게 저렇게 가볍게 여길 수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외부와 차단돼 양로원에 머무는 노인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물자 부족 등 코로나 봉쇄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사건이) 봉쇄 중인 상하이 주민에게 새로운 공포를 불러왔다”고 전했다.
상하이시 기율검사위원회는 2일 “(사회적으로) 매우 나쁜 영향을 줬다”며 푸퉈구 민정국장과 부국장, 신창정 양로원장 등 5명을 면직했다고 밝혔다. 또 사망 판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고, 양로원 운영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1983년 설립된 이 양로원은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코로나가 확산하며 상하이에서는 학교와 양로원이 지난 3월 초·중순 봉쇄됐고, 지난달 28일에는 도시 전체가 봉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