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면 머리기사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광시좡족자치구 20차 당대표에 만장일치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인민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가을 열리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 대표 대회(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시 주석을 ‘위대한 부흥의 영도자(領航人)’라고 표현하며 3연임 분위기를 띄워 5년 전 연임할 때보다 우상화가 더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3일 1면 머리기사로 22일 중국 공산당 광시좡족자치구 대표 대회가 참석자 666표 만장일치로 시 주석을 20차 당대회에 참석할 대표(대의원)로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5년마다 베이징에서 당대회를 열고 총서기 등 차기 지도부를 뽑는다. 각 지방은 그보다 먼저 당 대회에 참석할 대표 총 2300여 명을 나눠서 선출한다. 광시좡족자치구는 46명의 대표를 뽑았고 시 주석이 그중 한 명으로 선출된 데 크게 의미를 부여했다.

총서기를 비롯한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최고지도부)은 특정 지역에 적(籍·선거구)을 두고 당대회에 참석한다. 차기 지도자에 뽑히기 전 상하이 당서기를 지냈던 시 주석은 18차 당대회에서는 상하이, 19차 당대회에서는 구이저우 대표로 참석했고 이번에 다시 광시로 적을 바꿔 대표로 선출됐다. 시 주석의 선출에 대해 인민일보는 “위대한 부흥의 영도자를 따라 분발하여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열어가자는 인민들의 공통된 마음과 강한 열망이 반영됐다”고 했다.

인민일보가 시 주석의 동정을 1면에 싣는 것은 관례다. 5년 전인 2017년 시 주석이 구이저우 대표로 선출됐을 때도 인민일보는 “구이저우 인민의 시진핑 총서기에 대한 ‘충성 어린 존경과 사랑’과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의 충심 어린 지지를 보여준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시에 없던 ‘위대한 부흥의 영도자’라는 표현을 쓰며 지방의 대표가 아닌 ‘새 시대 국가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닝 광시좡족자치구 당서기는 22일 연설에서 “(시진핑) 총서기가 우리를 이끌고 새로운 길을 힘차게 나아가 새 시대를 건설하는 데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우리 모두 일어나 시진핑 총서기에게 박수로 숭고한 경의를 표하자”고 했다. 류 서기는 이날 연설에서 ‘양개(兩個) 확립’도 강조했다. 시 주석을 당의 핵심으로 확립하고,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다는 뜻이다.

광시는 중국 31개 지방 가운데 소득 수준이 25위인 상대적으로 낙후한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중앙 정치에서 영향력이 약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후계자 이야기가 나오거나 특정 인사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해석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