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시진핑이 연임하지 않는다면”
홍콩 명보가 5일 ‘도발적’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올가을 구성될 차기 중국 지도부 윤곽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취지다. 칼럼은 “과거 중국인들은 5년 전 차기 지도자가 누군지 알 수 있지만 올해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중국은 2018년 헌법을 개정해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 규정(2회)을 철폐했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국가주석, 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임해 온 상황으로 볼 때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 신호로 해석됐지만 시 주석의 연임에 대해 중국 관방에서 확실한 입장 표명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중국 공산당 내 입지를 고려할 때 시 주석이 권력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명보 칼럼은 올가을 20차 당대회에서 확정되는 차기 중국 최고지도부(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구성이 시진핑의 집권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 했다. 변화 정도에 따라 대(大)·중(中)·소(小)의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번째 ‘대(大) 시나리오’는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정원을 조정하는 내용으로, 현재 시 주석을 포함해 7명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을 9명으로 확대하거나 5명으로 줄이는 것이다. 칼럼은 “만약 9명으로 확대할 경우 의외의 ‘다크호스’가 시 주석을 이을 차기 지도부 후보자로 부상해 상무위원회에 진입할 수 있고, 5명으로 축소할 경우 시 주석에게 권력을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번째 ‘중(中) 시나리오’는 현재 7명 체제를 유지하되 시 주석을 제외한 6명 가운데 1~2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새 피로 수혈하는 시나리오다. 시 주석의 핵심적 지위가 공고해져 차기 지도자 후보가 나오기 어렵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시 주석을 뺀 6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칠상팔하(67세는 남고 68세는 은퇴한다는 의미) 규정을 적용해 68세 이상이 되는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한정 부총리만 새 인물로 교체하고 리커창, 왕양, 왕후닝, 자오러지를 유임시키는 방법이다.
현재 상무위원 후보로는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리창 상하이 서기, 천민얼 충칭시 서기, 후춘화 부총리 등이 유력하다. 이외에 정치국원 가운데 리훙중 톈진시 서기, 리시 광둥성 서기, 천추안궈 전 신장 서기, 황쿤밍 중앙선전부장, 차이치 베이징 서기의 승진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라고 이 칼럼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