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이 지난 13일 대만을 방문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과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만 총통부

대만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된 16일(한국시각)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대만 총통부는 대변인을 통해 “미국 측이 대만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하고 양안(중국과 대만)의 현 상태를 바꾸거나 대만해협의 안정 평화를 깨는 행위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주의한다”고 밝혔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총통부는 “대만의 입장은 분명하다. 압박에 대해 굴복하지 않고 지지를 얻기 위해 무모하게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고 했다. 대만 외교부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관계법과 6개 보장에 따른 결의를 유지하며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굳건한 지지를 재확인한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만 문제에서 미국은 ‘대만관계법’ ‘3개의 (미·중) 공동성명’ ‘6가지 보장’에 따른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계속 유지한다”고 했다. 중국이 강조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해 주면서도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약속한 대만관계법과 ‘6가지 보장’을 언급한 것이다. 1982년 미 정부가 밝힌 6가지 보장 가운데는 “미국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공식적으로 승인하지 않는다”며 “대만의 주권은 평화적으로 결정돼야 할 문제”라고 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최신형 F-16 전투기를 대만에 판매하고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장·차관 인사를 대만에 보냈던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가 보여온 태도와 비교하면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기존 미국이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대만해협의 긴장을 낮추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대만 정부도 미국의 이런 입장에 주목한 것이다.

대만 정부의 입장 발표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민진당 당국에 경고한다. 일체의 국가 분열 기도, 일체의 도전과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에 대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주펑롄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16일 시 주석의 발언을 되풀이하며 “대만 문제의 진정한 현 상태와 하나의 중국의 핵심 내용은 세계에 하나의 중국뿐이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며 중화인민공화국정부가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할 합법 정부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