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연예계에 대한 정화 작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에서 활동하는 유명 배우이자 음악인인 셰팅펑(謝霆鋒·사정봉)이 5일 방송된 중국 관영 CCTV방송 인터뷰에서 “캐나다 국적 포기를 이미 신청했다”며 “나는 원래 중국 사람”이라고 말했다. 1980년 홍콩에서 태어난 셰팅펑은 어릴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가 캐나다 국적을 보유했다.
셰팅펑은 이날 최근 개봉한 영화 소개를 위해 CCTV방송에 출연했다. 일부 네티즌이 온라인 댓글로 “당신은 캐나다인이 아니냐”고 지적하자 그는 “나는 홍콩에서 태어났고, 그렇기 때문에 본래 중국인이다”고 했다. 그는 “(국적을 지적한) 이런 의견을 보면 마음속에서 ‘아이고. 어떻게 그렇게 말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사실 이미 캐나다 국적 포기 신청을 했고, 내 마음속에는 음식 프로그램이든 음악이든 액션영화를 통해 이렇게 멋진 우리 조국(중국)을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연예계에 대한 정화 작업을 벌이며 “정치적으로 올바른 견해를 가진 연예인”만 방송에 출연시키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소셜미디어에서는 외국 국적 보유한 연예인들의 ‘블랙리스트’가 등장해 이들을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셰팅펑도 그중 한 명이다. 그와 함께 미국 국적을 가진 류이페이(유역비), 싱가포르 국적을 가진 리롄제(이연결) 등 유명 스타들이 이 리스트에 올랐다.
중국 당국이 공개적으로 ‘한적령(限籍令·국적 제한령)’을 내린 적은 없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자발적으로 충성 서약을 하고 나선 것은 실제 이런 분위기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지난 3일 ‘문화 연예계 영역 종합 정리 업무 확대 통지’를 통해 연예계에 대한 “분위기 쇄신을 엄격하게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예인들의 고액 출연료, 사생활 문제, 정치적 표현, 과도한 팬덤(열성팬) 문화 등을 강하게 규제하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