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각) 회원국 상대 비공개 브리핑에서 “코로나 기원 2단계 조사는 중국 내 추가 연구와 (우한 생물학) 실험실에 대한 감사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조사 때 이미 모든 원자료를 제공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2019년 12월 코로나가 처음 보고된 중국 우한(武漢) 시장에 관한 추가 연구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15일 공개 브리핑에서도 “원(原)자료 부족으로 중국에서 바이러스 기원 조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며 “중국이 투명하고 개방적이고 협력적 태도를 유지하며 특히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코로나 발생) 초기 원(原)데이터 제공에 협조해 달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우한 실험실 유출설에 대해서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WHO는 지난 3월 발표한 코로나 기원에 관한 1차 조사 결과에서 코로나가 우한 생물학실험실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에 대해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했었다. 하지만 미국 등을 중심으로 중국 당국이 WHO 조사단의 접근권을 제한해 투명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간 중국은 코로나 실험실 유출설 등 서방국가의 주장에 대해 “코로나 기원에 대한 정치화”라고 비난했다. 그때마다 근거로 든 것이 WHO의 조사결과였다. 중국은 미국을 향해 “미국 내 생물 실험실이나 조사받으라”고 했다.
하지만 WHO가 태도를 바꿔 공개적으로 중국을 비판하자 중국 외교부는 15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을 비롯한 48개국이 WHO와 중국 공동 연구 보고서를 지지하며 코로나 기원 문제의 정치화를 반대한다는 서한을 WHO 사무총장 앞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전문가팀이 중국을 시찰하는 동안 중국은 원자료를 조목조목 보여줬고, 일부 정보는 개인 사생활이기 때문에 복제·반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전문가들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또 “현장 답사와 심층 면접을 통해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가설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며 이같은 사실은 지난 3월 WHO가 공식 발표한 코로나 기원 연구보고서에서 명확하게 나온다”고 했다. 자오 대변인은 “코로나 기원 문제에서 각 측은 과학을 존중하고, 과학자의 의견과 결론을 존중하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