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중국 산둥성 랴오청시에서 열린 경찰 주최 행사에서 아버지 궈강탕(오른쪽)씨가 1997년 납치, 실종됐던 아들 궈신전씨를 안고 있다./중국 소셜미디어

집 앞에서 유괴된 두 살짜리 아들을 찾아 오토바이를 타고 중국 전역을 달렸던 아버지가 24년 만에 아들과 만났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2015년 영화로 제작돼 중화권에서 유명하다.

펑파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산둥(山東)성에 사는 궈강탕(郭剛堂·51)씨는 지난 11일 중국 경찰이 마련한 행사에서 아들 궈신전(郭新振·26)씨와 상봉했다. 잃어버린 아들을 24년 만에 만난 아버지는 중국 관영 CCTV에 “이제부턴 행복할 수 있다”며 “지금 가장 큰 바람은 우리 가족이 한자리에 앉아 가족사진을 찍는 것”이라고 했다.

아들 궈씨는 두 살이던 1997년 산둥성 랴오청(聊城)시 집 근처에서 혼자 놀다가 후(呼)모, 탕(唐)모씨 등 2명에게 납치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산둥에 놀러왔다가 돈을 마련하기 위해 궈씨를 납치, 허난(河南)성으로 데려가 판 것으로 드러났다. 남아 선호 사상과 35년(1980~2015년)간 시행됐던 ‘1자녀 정책’ 영향으로 중국에선 아동 납치·매매가 빈번했다.

아버지 궈씨는 아들을 찾기 위해 아들 사진을 인쇄한 깃발을 오토바이에 매달고 중국 전역 50만㎞를 달렸다. 폐기 처분한 오토바이만 10대가 넘는단다. 돈이 떨어지면 다리 밑에서 잤다. 강도를 당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길 위에서만 내가 아버지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멈출 수가 없었다”고 했다.

2015년 중국에서 개봉된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은 궈강탕씨의 사연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배우 류더화(가운데)씨가 궈씨의 역할을 맡았다.

궈씨의 사연은 2015년 배우 류더화(劉德華)가 주연한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失孤)’로 제작돼 대중에게 알려졌다. 중국의 아동 납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중국 공안부는 올 1월부터 개혁·개방 이후 최대 규모의 실종·유괴 어린이 찾기 운동을 벌여 2609명의 소재를 확인하고 납치 용의자 37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아들 궈씨의 DNA가 실종 아동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됐고, 마침내 부모를 만나게 됐다.

아버지 궈씨를 연기한 류더화는 이들의 상봉 소식에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영화를 찍을 때부터 이날이 오길 기다렸다. 너무 기쁘고 흥분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 당시 아버지(궈강탕)는 두려워하며 ‘애가 아직 살아 있을까요?’라고 물었다”며 “이제 아들이 돌아와 해피엔딩이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