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세대 개인 투자자로 '양백만'이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양화이딩씨가 13일 당뇨병 합병증으로 별세했다./홍콩 명보 캡처

중국의 1세대 ‘수퍼 개미’로 불린 개인 투자자 양화이딩(楊懷定·71)씨가 당뇨병 합병증으로 지난 13일 숨졌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1950년 장쑤(江蘇)성 진장(鎭江)에서 태어난 양씨는 1988년 다니던 국영기업(상하이철합금공장)을 관두고 투자자의 길에 들어섰다. 1988년 4월 중국 정부가 국채 거래를 전국으로 확대하자 양씨는 중국 안에서도 지역별로 국채 가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각지에서 산 국채를 상하이로 가져와 팔아 돈을 벌었다. 그는 2만위안으로 투자를 시작해 1년 새 100만위안을 벌어 ‘양백만(百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국영기업 월급이 80위안이던 시절이다.

1990년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설립되자 양씨는 주식 투자에 나섰다.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1993년 상하이 증시가 폭락했을 때다. 당시 상하이 증시는 1년 새 지수가 400에서 1500까지 오르는 상승장이었는데, 양씨는 “충동적으로 투자해서 안 된다”며 가진 주식을 팔았다. 얼마 후 증시가 1000 아래로 폭락했다. 1994년에는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투자에 나섰고, 큰 이익을 내며 ‘투자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에서 주식 상담을 받은 첫 개인 등 각종 ‘1호' 기록도 가지고 있다.

양씨의 재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재산 규모를 묻는 기자에게 “이번 생에 쓸 만큼은 벌었다”고만 했다. 양씨는 2010년대까지도 투자자로 활동하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상적이고 합리적 투자를 강조해왔다. 스스로에 대해 “직장이 없으니 퇴직도 없다”며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보초를 서겠다”고 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양씨에 대해 “중국 역사가 개혁 개방으로 전환하던 시대의 상징이자 축소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