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원격의료 경쟁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의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원격의료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팔던 업체가 의사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 계열사가 운영하는 원격의료 앱(휴대전화 응용프로그램)인 ‘징둥건강’에 등록된 의사는 지난해 11만명으로 전년보다 12배로 늘었다. 징둥건강에 등록된 의사는 징둥에 직접 고용된 의사, 일반 병원 소속으로 징둥과 계약하고 환자들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로 나뉜다. 징둥에 직접 고용된 의사들은 베이징의 징둥 사무실에 앉아 1일 3교대로 24시간 고객들을 응대한다. 외부 계약 의사들은 각자 병원에서 일하면서 남는 시간 문자메시지, 전화, 화상 진료를 한다.
핑안(平安)보험의 원격의료 앱인 ‘핑안건강’에 등록된 의사도 지난해 기준 2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계열의 ‘이루(醫鹿)’, 텐센트가 투자한 ‘웨이이(微醫·위닥터)’도 등록 의사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징둥건강의 경우 원격 진료비가 50~1000위안(약 8700~17만4000원)으로 일반 공립병원(10~50위안)에 비해 비싸다. 하지만 유명 의사의 경우 일반인은 예약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원격의료를 통해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 중국 정부가 2015년 원격의료 전문기관 설립을 허가하고, 지난해 코로나로 원격의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 전망도 밝다.
다만 중국 당국이 최근 전자상거래, 모바일 소액 금융 등 IT 분야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원격의료 발전 과정에서 불확실 요소다. 의료 정보의 경우 민감한 개인정보로 분류되기 때문에 원격의료 시장이 커지고 본격적인 수익이 나는 시점에 당국이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원격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진 가능성,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 저하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