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1~5일) 연휴 중국 극장가 박스오피스 1위는 동명의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한 ‘너의 결혼식'(5억1100만위안)이었다.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한 영화는 장이머우 감독의 ‘벼랑에서(懸崖之上)’로 5억400만위안(약 874억원)을 벌어들였다.
1930년대 소련에서 훈련받은 중국 공산당 공작원 4명이 국민당 치하인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 침투하는 영화로 장이머우의 첫 첩보물이다. 영화의 원작은 중국 동포 소설가인 취안융셴(全勇先·55)이 쓴 소설 ‘벼랑(懸崖)’이다. 영화 극본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취안 작가는 1966년 영화의 배경이기도 한 헤이룽장성에서 태어났다. 자무쓰(佳木斯)시에서 학교를 다녔고 신문기자로 일하며 1995년 중편소설인 ‘흰 태양 붉은 태양’을 발표했다. 2001년 기자를 관두고 전업작가가 된 후 소설 ‘독신자’로 헤이룽장 소수민족 문학 1등상을 받았다. 2008년 자신의 동명 소설인 ‘설랑(雪狼)’을 드라마로 만드는 데 참여하며 드라마와 맺었다. 소설 ‘벼랑’은 2012년 드라마로 방영돼 상하이 드라마 페스티벌 극본상 등을 받았고, 이번에 장이머우 감독이 다시 영화로 만들었다.
취안 작가는 중국 매체 인터뷰에서 “장이머우 감독이 극본을 수십 번도 더 고친다고 듣고 놀랐는데 (내가) 극본을 두 번째 고쳐 드렸더니 (본인이) 절망했는지 스스로 고치시더라(웃음)”며 “장 감독과의 작업은 아주 유쾌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나인 취안밍란(全明蘭)씨와 함께 최근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중국어로 번역·출판하기도 했다. 시를 번역한 동기에 대해 그는 “어머니가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었다”며 “오래되고 추운 집에서 울려 퍼지던 그의 시와 어머니의 음성을 영원히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