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중국 네이멍구의 한 광산에서 기계가 희토류 광물이 포함된 흙을 파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시작부터 IT 산업의 핵심 재료인 희토류를 놓고 미·중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희토류는 배터리, 영구자석 등의 원료가 되는 30여 개 원소다. 자동차, 휴대폰은 물론 첨단 무기 생산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미 CNBC방송은 18일(현지 시각) 바이든 대통령 국가안보팀과 경제팀이 희토류, 반도체, 배터리 등의 해외 의존도 점검을 지시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이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전담팀은 희토류 등 첨단 기술 제품, 무기 등에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검토하고, 특정 원자재가 특정 국가에 의해 독과점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교역 대상 변경 등을 통해 이를 해소할 방안을 대통령에 제출하게 된다. CNBC는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경제와 군이 중국의 수출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노력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런 조치는 중국이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특정 물자의 수출을 통제할 수 있는 내용의 수출통제법을 시행하고, 지난 1월 15일에는 희토류 기업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희토류 관리 조례 초안을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9년 5월 장시(江西)성의 희토류 생산 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러 종의 희토류 광물들이 유리병에 담겨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 방산 기업을 겨냥해 수출 금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6일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경우 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산업체가 입게 될 타격을 분석하려 한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대만에 무기를 수출한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언 등 미국 방산기업을 제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할 경우 다른 나라들은 즉각 타격을 입게 된다. 희토류는 중국 이외에 베트남, 미국, 브라질 등에도 매장돼 있지만 채굴 과정의 환경 오염 등으로 인해 현재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1월 일부 희토류 가격이 전월 대비 25%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꺼낼 경우 반중(反中) 진영을 결집시키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이 2009년부터 희토류 등에 대한 수출 허가량을 40%가량 줄이고 관세를 올려 수출을 제한하자 미국, 유럽연합, 일본은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WTO는 2014년 “중국이 WTO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