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지역을 순찰하는 중국군 병사들/CCTV 캡처

작년 6월 중국군과 인도군 수백여명이 국경 지대에서 쇠파이프를 들고 충돌했을 때 중국군 장교와 병사 4명이 사망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19일 보도했다. 당시 인도군은 인도군 사망자가 20명이라고 밝혔지만 중국 측은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19일 중국군 최고 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가 지난해 6월 인도 접경지대를 수비했던 모 연대 연대장에게 ‘조국 서북방 수호 영웅 연대장’ 칭호를 수여하고 대대장에게는 ‘조국 서북방 수호 영웅’ 칭호, 병사 3명에게 1등 공(功)을 추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해방군보가 1면에 자세히 소개한 기사에 따르면 충돌 당시 맨먼저 중상을 입은 연대장을 제외하고 대대장과 병사 3명 등 총 4명이 사망했다.

충돌이 일어난 갈완(중국명 자러완) 계곡은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지역이다. 양측은 군이 관할하는 실질통제선(LAC)을 경계로 삼고 있지만 해발 3000~4000m가 넘고 눈과 쌓이고 녹으며 지형지물의 경계가 불분명해 양측간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6월 충돌의 경우 ‘전투’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양측 군인 600여명이 곤봉, 철조망을 감은 막대기, 돌을 들고 싸웠다고 전했다. NDTV 등 인도 언론은 당시 인도군이 중국군이 계곡에 설치한 텐트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싸우기 시작해 자정까지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인도군 사망자 중 상당수는 부상당한 상태에서 기온이 떨어지면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중국과 인도 국경 지역인 갈완계곡에서 일어난 양국 군의 몸싸움 과정에서 숨진 중국군 천샹롱의 묘. 묘비에 따르면 중국 남부 푸젠 출신인 천은 올해 19살로 인도와의 국경 분쟁에서 희생됐고, 중국 중앙군사위원회가 1등공(功)을 수여했다고 돼 있다. 묘비는 작년 8월 세웠다고 돼 있다./트위터

이날 해방군보는 중국 측 입장에서 당시 충돌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지난해 4월부터 인도군이 양측의 합의를 어기고 실질통제선을 넘어 다리를 건설하는 등 현상 변경을 시도했고, 6월 중국군 연대장이 몇 명의 장교, 병사를 데리고 교섭에 나섰다가 머리를 돌 등으로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연대장을 구하기 위해 중국군 장교와 병사가 나섰고 다수의 인도군에게 공격을 받아 사상자가 났다는 것이다. 한 군인은 “그들(인도군)은 끊임없이 산에서 쏟아져 나와 계곡 일대를 채웠다”며 “우리는 수가 작았지만 후퇴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해방군보는 이들에 대해 “(적군의) 폭력에 반격을 가해 중대한 승리를 거뒀고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켜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