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미 뉴욕 증권거래소에 중국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의 선전 현수막이 걸려 있다. 알리바바는 2014년 9월 뉴욕 증시에 상장에 250억달러를 조달했다./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회사인 알리바바 등 미국 증시에 상장(上場)된 중국 기업에 대한 회계 조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했다. 법이 발효되면 미 당국 조사를 3년 연속 거부한 중국 기업은 미국 증시에서 퇴출된다. 금융·투자 부문에서 미·중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미 하원은 2일(현지 시각) ‘외국기업책임법’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법은 지난 5월 상원을 통과한 상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 법안이 발효될 것으로 예상했다.

법안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에 외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도록 했다. 정부의 지분뿐만 아니라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중국 공산당 간부의 명단, 회사 정관에서 중국 공산당 관련 내용이 있는지 보고하도록 해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겨냥했다는 평가다. 자료 제출을 3년 연속 거부할 경우 해당 기업의 주식은 미국에서 거래가 금지된다. 현재 미 증시에는 25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상장돼 있다.

NYT는 “중국 법이 특정 회사의 재무 자료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미 증시에 상장된) 바이두, 차이나모바일, 페트로차이나 등 중국 기업이 미국의 감독 기준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법이 시행될 경우 중국 기업들이 상장을 폐지하거나 다른 나라 증시로 떠날 수 있다”며 “중국 기업 퇴출은 미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 당국의 규제 강화 분위기가 커지자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징둥 등 중국 업체가 홍콩 증시에도 상장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SMIC는 지난해 뉴욕 증시에서 상장 폐지를 신청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정책을 취하고 정치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 세관은 2일 중국 북서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생산하는 면화(솜의 원료)에 대해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신장생산건설병단은 군대·산업·행정 복합조직으로 중국 최대 면화 생산 단체 중 하나다. 중국 전체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신장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을 강제 노동에 동원하는 등 인권을 억압하고 있다며 천취안궈(陳全國) 신장위구르자치구 당서기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등 제재를 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