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할 권한을 11일 홍콩 정부에 부여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 홍콩 야당 의원 4명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홍콩 야당은 이에 항의해 12일 의원 집단 사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홍콩 입법회 의원 자격 문제에 대한 결정’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는 입법회 의원이 홍콩 독립을 주장·지지하거나 외국을 통해 홍콩 정부 관련 업무에 관여하는 경우 의원직을 즉시 박탈할 수 있게 됐다.
홍콩 정부는 전인대 결정 직후 야당 의원인 앨빈 융, 궉카키, 데니스 궉, 케네스 렁의 의원직을 무효화한다고 밝혔다. 현직 의원인 이들은 지난 9월 예정됐던 입법회 선거에 출마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 후보 심사에서 홍콩 독립을 지지하거나 미국을 방문해 홍콩 제재법 제정을 요청했다는 등의 이유로 출마 자격을 얻지 못했다. 이후 코로나로 선거가 1년 연기되면서 임기가 연장됐지만 이번 결정에 따라 의회에서 쫓겨나게 됐다. 홍콩 입법회는 의원 총 70명으로 구성되며 이 중 15명 내외가 야권인 ‘민주파’로 분류된다.
올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현직 의원도 홍콩 독립을 선동하거나 외국과 연계된 활동을 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홍콩 정부가 의원 자격을 박탈할 길이 열리면서 의회의 정부 견제 기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홍콩 제1 야당인 민주당 우치와이 대표는 “더 이상 홍콩을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라고 말할 수 없게 됐다”며 “민주파 의원들은 12일 전원 사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