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10~11일 베이징에서 상무위원회를 연다. 전인대는 1년에 한 번 전체회의를 열고, 전체회의가 안 열리는 기간에는 통상 두 달에 한 번 상무위를 연다. 그런데 10월 상무위를 연 지 한 달 만에 다시 개최를 하는 셈이다. 미국의 대선 직후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홍콩 문제 등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는 저작권법 수정안, 퇴역군인보안법 초안 등이 심의될 예정이다. 공개된 회의 주제만 놓고 보면 회의를 추가로 열면서 시급히 처리할 문제가 아니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이 때문에 회의를 여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홍콩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홍콩 당국은 코로나를 이유로 올해 치르려던 입법회(국회 격) 선거를 내년 9월로 미뤘다. 그러면서 중국 본토에서 생활하는 홍콩인들을 위해 중국 본토 투표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야당에서는 친중(親中) 진영 표를 늘리려는 의도라며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본토 투표소를 설치하려면 홍콩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홍콩 입법회에서 선거법을 개정하려면 야당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홍콩의 미니 헌법으로 불리는 ‘홍콩기본법’에 대한 개정·해석 권한이 있는 전인대가 직접 움직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홍콩 내 반중 세력을 감시·처벌하는 홍콩 국가보안법이 홍콩 입법회 내 야당의 반발로 처리되지 못하자 중국 전인대가 직접 나서서 홍콩 보안법을 제정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사이에서 홍콩 인권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정식 취임하기 전에 홍콩 관련 현안을 빨리 정리하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등을 비판했다. 이 때문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홍콩에 대한 무역, 투자 등의 특혜를 취소한 트럼프 시대의 정책을 바이든 당선인이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따라 10일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는 홍콩 상품은 ‘중국산’으로 표시되게 된다.
한편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외교부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바이든 선생이 이미 당선을 발표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서도 “대선 결과는 미국의 법과 절차에 따라 확정된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