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국 해역에 들어와 불법 조업을 하는 외국 어선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의 해경(海警)법 제정에 나섰다.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4일 홈페이지를 통해 총 80조항으로 이뤄진 해경법 초안을 공개했다. 해양경찰의 업무 범위 등을 명시한 내용이다. 초안에 따르면 “외국 조직과 개인의 불법 행위로 해상에서 (중국의) 국가 주권, 권리, 관할권이 침해됐거나 또는 그런 위험에 처한 상황에서 해경은 무기 사용을 포함한 일체의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경계와 무기 사용’에 대한 별도의 장(章)을 두고 사용 가능한 무기 종류까지 열거했다.

외국 선박이 중국 해역에 들어와 불법 조업을 하고 중국 해경의 정선(停船) 명령이나 승선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에도 ‘손으로 드는 무기’를 쓸 수 있게 했다. 또 인명 피해 등 큰 피해가 예상될 경우 상대 배의 흘수선(배와 물의 경계) 아래를 사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미 성조지는 5일(현지 시각) 중국 해경법에 대해 중국과 주변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난사군도(스프래틀리군도)에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 일대에 산호초 섬을 군사 기지화 하고 주변 12해리를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중국이 주장하는 영해 안으로 군함을 보내고 있다. 일본 언론 역시 중·일 간에 센카쿠 열도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해경이 센카쿠에 접근한 일본 선박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중국 민간 연구 기관인 그랜드뷰의 톈스천(田士臣) 부총재는 중국 환구시보에 “모든 국가가 관할 해역에서의 법 집행을 위해 무력 사용을 포함해 권리를 가지고 있고, 미국 해양경비대나 일본 해상보안청도 마찬가지”라며 “관건은 그 과정에서 법 절차를 지키느냐는 것이고, 해경법은 무기 사용 등에서 필요한 법적 권한을 명확하게 규정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 어선들의 해외 불법 조업이 여전히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막기보다는 자신들의 권리 지키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해경은 무장 경찰 산하 조직으로, 중국은 시진핑 시대 들어 국무원(행정부)의 지휘를 받던 무장 경찰을 군 조직으로 편입시켜 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를 받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