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 정부들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초대형 조각상을 세우는 사례가 늘어나자 중국 정부가 해법을 내놨다. 높이 30m 이상, 너비 45m 조형물 건설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것이다. 같은 주제로는 도시당 1개만 만들 수 있다는 원칙도 내놨다.,

22일 중국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주택도시건설부는 ‘대형 조형물 건설 관리에 대한 통지’를 발표했다. 이 통지에 따르면 높이가 10m 이상이거나 너비가 30m 이상인 조각물은 ‘중요 건설 프로젝트’로 보고 지방정부가 관리하도록 했다. 또 높이가 30m 이상이거나 너비가 45m 이상인 조형물 건설은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세우지 못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중국 후베이성 징저우에 2016년 건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관우상. 높이 57.3m, 무게 1200t에 이른다./중국 인터넷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역사문화 보호 등에 관한 조례를 적용해 “원칙적으로 역사문화 도시, 문화 보호 단위, 자연경관 민감지역에는 대형 도시 조형물을 건설하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또 정치적, 역사적인 인물, 주요 사건에 대한 조형물을 세울 때는 공공성, 역사성, 예술성 등을 감안해 심사하며, 원칙적으로 한 주제에 대한 조형물은 도시에 한 개만 세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CCTV는 “문화 계승이나 여행 발전 등을 위해 맹목적으로 조형물을 건설하는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주택도시건설부는 지난 8일 후베이(湖北) 징저우(荊州)에 세워진 높이 57.3m의 관우상이 징저우역사문화보호계획 관련 규정을 위반해 바로잡으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징저우관광투자개발그룹이 2016년 세운 이 조각은 “세계 최대 관우 조각상”으로 알려졌다. 20층 아파트와 맞먹는 높이에 무게는 1200여t이고 관우가 든 청룡언월도의 길이만 70m, 무게 136t에 달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를 만든 중국 유명 예술가 한메이린(韓美林)이 디자인했다.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는 중국 남부 구이저우(貴州)성 젠허(劍河)현의 높이 88m 대형 조각상이 논란이 됐다. 중국 소수민족인 먀오(苗)족 여신 ‘양아사(仰阿莎)’ 조형물로 66m 높이의 여신상과 22m 높이의 기단 건물로 구성됐다. 양아사 전설은 태양과 결혼했지만 사랑을 받지 못하고 결국 달과 사랑을 이루는 여인의 이야기다.

젠허현은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7년부터 양아사 축제를 열고 국무원(중국 중앙 행정부)으로부터 양아사 관련 문화를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 받았다. 젠허현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8600만위안(약 148억원)을 투자해 2017년 조각상과 테마공원을 지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 마을이 올 3월에야 국가급 빈곤지역에서 벗어났다며 대형 조각상 건설은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중국 남부 구이저우(貴州)성 젠허(劍河)현의 양아사 조형물. 기단을 포함해 높이 88m로 중국 소수민족인 먀오(苗)족 여신을 형상화했다./중국 인터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