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6·25 발언이 “중국을 모욕했다”는 중국 네티즌의 주장을 보도했던 중국 관영 환구시보 편집인이 논란이 커지자 “한국 언론과 정치권의 과격한 반응이 한·중 충돌을 부추기고 있다”며 “자중하라”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논란을 키운 당사자가 오히려 한국을 비판한 것이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편집인은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중국 내 BTS 논란에 대해 “중국 주류 언론은 별다른 논평도 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에서는 주류 언론이 동참하고, 야당 정치인은 문재인 정부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충돌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앞서 BTS 리더인 RM(본명 김남준)은 한·미 우호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중국 네티즌은 6·25 당시 중국군 희생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BTS를 비판했고, 환구시보가 이를 소개하며 논란을 키웠다.
후 편집인은 “이번 일은 한국이 중국 네티즌의 의견 표출 권리를 존중하지 않은 것”이라며 “어떻게 평가하는 건 그들(한국)의 자유지만 중국 네티즌이 불만을 가지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민족주의라는 모자를 씌우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했다.
1993년 창간된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로 애국주의적 논조와 거친 표현으로 인기를 끌며 성장한 매체다. 한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배치하자 2017년 사설을 통해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한국)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는 글을 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