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부 애국주의 성향 네티즌들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6·25 당시 한국과 미국이 함께 시련을 겪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문제 삼아 BTS를 비난하고 나섰다. 환구시보 등 애국주의 성향의 매체가 논란을 확산시키자 삼성전자는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BTS 한정판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12일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징둥’ 삼성관에서 휴대폰 ‘갤럭시 20 플러스 BTS 한정판’과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드 BTS 한정판’의 판매가 중단됐다. 이 모델은 삼성전자가 6월부터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해 오던 제품이다.
이 매체는 BTS 상품 판매 중단이 BTS의 6·25 전쟁 관련 발언이 중국 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한·미 우호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주는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6·25) 전쟁에 대한 단편적인 태도가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중국 교과서에서는 6·25전쟁을 항미원조(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뜻) 전쟁으로 부르며 38선을 넘어 압록강변에 이른 미국의 침략에 대응해 지역의 평화 안정을 이룬 ‘정의로운 전쟁’으로 가르친다. 반면 북한군의 북침 사실이나 중국군이 북한군과 함께 38선 이남까지 진격했다는 역사는 강조하지 않는다. 중국 방송·영화계에서는 6·25 참전 70주년을 맞아 중국의 입장에 맞춘 드라마, 영화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환구시보는 익명의 중국 중국인과 네티즌들을 인용해 BTS의 발언이 “6·25 당시 미군은 침략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입장에만 맞춘 발언”이라며 “수많은 중국 군인이 전쟁에서 희생됐다. 한국인(BTS)은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중국인인 나는 화가 났고 (BTS) 팬클럽을 관두려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일부 네티즌과 환구시보가 주도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반미,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