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생 2주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최대 도시 양곤에 있는 외국 대사관 주변이 군부 퇴진을 요구하는 미얀마인의 시위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현지 독립 언론인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14일 양곤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군부 퇴진과 구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청년들이 시위를 벌였다.
특히 시위대 중 한 명은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중국 역사 드라마 주인공 판관 포청천과 똑같이 하고 나왔다. 옛 관복과 검붉은 얼굴, 두 눈썹싸이의 초승달 모양 흉터까지 TV속 포청천과 빼닮았다. 그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두 손에 든 팻말에는 ‘미얀마 군부 독재는 중국산(Myanmar Military Dictatorship is Made in China)’라는 글귀가 쓰여있었다.
이번 쿠데타가 불법이라는 점, 미얀마 군부와 중국과의 오랜 밀월관계가도 쿠데타 배경의 하나라는 주장을 엄격한 법 집행자로 유명한 포청천을 앞세워 제기한 모양새다. 시위대는 이날 아웅산 수지를 석방하라는 팻말도 내보였다.
실제로 전날 유엔 인권이사회(UNHRC)가 아웅산 수지 등 구금자를 조건없이 석방하고, 투표로 선출된 정부를 복원할 것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미얀마 군부 쿠데타 규탄 결의안을 표결없이 채택했을 때, 중국과 러시아는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한편 중국대사관 앞에서 ‘포청천 퍼포먼스’가 벌어지기 전날인 12일에는 젊은 여성이 외국 대사관 앞에 찾아가 CCTV 앞에서 피킷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된 사진에서는 흰색 페인트로 칠해진 건물의 문앞에 달린 CCTV 앞에서 마스크를 쓰고 팻말을 든 여성이 서 있다. 이 여성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압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장시간 CCTV앞에 서 있었다는 내용의 설명글도 달렸다.
그러나 해당 건물에 대해 ‘독일 대사관’ ‘프랑스 대사관’ 등 설명이 조금씩 다르다. 오랫동안 피킷 시위를 벌인 끝에 대사관 측으로부터 진심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는 글도 있지만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미얀마 주재 서방국가 대사관은 공개적으로 미얀마 군부의 퇴진과 아웅산 수지 민간정부의 귀환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영국·캐나다·노르웨이·스페인·스웨덴·체코·유럽연합 등 양곤 소재 15개 서방국 대사들은 14일 합동 성명을 발표하고 “군부가 정치지도자·인권운동가·언론인 등을 구금하고,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을 비난한다”며 “민주주의·자유·평화를 희구하는 미얀마인들을 지지한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