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경찰이 뉴질랜드·북한 친선우호단체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현지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이 단체는 유엔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라디오뉴질랜드에 따르면 뉴질랜드 경찰은 지난 19일 뉴질랜드 북한 친선협회 관계자 2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노트북컴퓨터와 휴대전화, 서류 등을 압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협회 측에 따르면 압수수색은 2시간 동안 이뤄졌으며, 경찰은 협회 측에 압수수색의 근거로 유엔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제시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 단체가 지난 3월 북한에 2000달러(약 227만원) 상당의 인도적 지원금을 북한 조선적십자사에 지원한 경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윌슨 뉴질랜드 북한 친선협회 사무총장은 “북한에 보낸 지원금이 코로나 방역장비 구입에 쓰였다는 취지의 사실을 보도자료로 배포한 뒤 한달쯤 지나고 나서 은행에서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고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북한친선협회에 따르면 유엔 대북제재로 북한 적십자사에 직접 돈을 건넬 방법이 없어 지원금은 인도네시아인을 통해 뉴질랜드 업무를 겸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 현금 상태로 건네졌다. 이는 유엔 대북재제 저촉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인도주의 지원과 관련해 사전에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를 통해 제재를 면제받은 물품에 대해서만 북한 내 반입을 허용하고 있으며, 현금은 제재 면제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협회 측은 해당 금액이 목적에 맞게 사용됐다는 증거로 영수증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방역장비 구입을 위해 전달된 지원금이 다른 용도로 쓰였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법 전문가인 안젤라 우드워드는 “북한 대사관을 통해 인도적 지원금을 건네는 방식은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의 북한 대사관들은 목적이 무엇이든 정권이 원할 경우 해외 자금을 모집하는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채널의 목적은 제재를 피해 핵무기와 미사일 등 군비증강 비용을 마련하려는 점이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