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오랜 숙적이었던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중재로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장관급 인사의 첫 사우디 공식 방문이 성사됐다. 아랍권 방송 알 자지라는 하임 카츠 이스라엘 관광장관이 UN회의 참석차 1박 2일 방문 일정으로 사우디에 도착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 각료가 사우디를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츠 장관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머물면서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임 카츠 이스라엘 관광장관(왼쪽)이 지난달 28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각료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카츠 장관이 이스라엘 정부 각료로는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했다고 외신들이 26일 보도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카츠 장관이 사우디 인사들과 정부 대 정부 차원에서 접촉을 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물밑 중재로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왔다. 최근 중국이 아슬람 종파 분쟁 라이벌로 7년째 단교 상태를 이어가던 사우디와 이란을 극비리에 중재해 관계 정상화를 이끄는 등 중동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자 미국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재에 공을 들여왔다.

백악관이 직접 두 나라의 관계 정상화를 기대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뒤 대다수 아랍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이스라엘을 적대시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주도로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바레인 등 일부 아랍국가들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하면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관계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