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로 시작돼 세계 경제 수도 뉴욕을 강타한 사상 최악의 대기 오염이 세계 정치 중심지 워싱턴까지 덮쳐올 기세를 보이자 미국 전역에 비상이 걸리는 분위기다.
이번 대기오염의 여파로 워싱턴DC 지역의 대기질도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시장은 7일 48시간 동안 코드 레드 대기질 경보를 전격 발령했다. 워싱턴 DC 시 정부는 비상 체제에 돌입하고 시 거주자들과 방문객들이 코드 레드 대기질 상황에 따른 수칙을 따를 것을 당부했다. 바우저 시장은 “캐나다 산불이 워싱턴 DC와 미국 북동부의 대기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 상황은 8일까지 지속되거나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워싱턴 주민들 사이에서도 평상시보다 악화된 대기질에 대한 경험담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현지 매체 ‘더 내서널’은 “문을 열어보니 톡 쏘는 듯한, 캠프파이어 타다남은 듯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는 주민의 말을 전하고, 의사당 일대 상공이 평상시보다 뿌옇게 바뀐 사진을 게재했다.
워싱턴 시 정부는 코드 레드 경보에 따라 모든 주민들이 야외 활동이나 운동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또 65세 이상의 노인과 어린이, 임신부, 그리고 심장·천식·폐질환 환자들은 외출을 삼가고 집안에 머무르고 창문과 문을 모두 닫도록 당부했다. 실내에서도 필터의 정상적 작동을 전제로 에어컨이 있을 경우 가동하라고 권고했다. 불가피한 상황으로 바깥에 있어야 할 경우 마스크(N95· KN95)를 착용하라고 안내했다.’코드 레드’는 미 환경보호국이 정한 여섯단계의 대기질지수(좋음·양호·특정그룹에 유해·유해·아주 유해·위험)중 네 번째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