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대표적 애창 팝송 ‘빈센트’를 부른 미국의 포크 가수 돈 매클린(77)이 늦깎이 동화 작가가 됐다.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대표곡 ‘아메리칸 파이’의 발표 50주년을 맞아 똑같은 이름의 동화책을 낸 것이다. 10대 때부터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다가 스물네 살이던 1969년 첫 앨범을 발표한 매클린은 1972년 발표한 ‘아메리칸 파이’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정상급 가수로 떠올랐다. 길이가 무려 8분 36초에 달하는 이 노래는 담백하고 경쾌한 선율에다 ‘음악이 죽은 날(The day the music died)’처럼 날카로움이 묻은 표현으로 1950~60년대의 사회상과 음악계 풍경을 노래했다.
이른바 ‘히트곡 공식’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당시 사회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던 히피·반전문화와 맞물리면서 1970년대를 대표하는 노래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에는 미 의회 도서관에서 국가등록물로 지정할 정도로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노래한 ‘빈센트’는 ‘아메리칸 파이’가 나온 뒤 4년이 지나고 발표했다.
이번에 출간된 동화 ‘아메리칸 파이’는 신문 배달 소년이 음악을 알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며 삶의 행복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매클린은 최근 ABC 방송에 출연해 “공연 때 조부모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는 것을 봐왔다. 언젠가 멋진 동화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명의 노래에 실제로 화자가 신문 배달 소년처럼 등장하는 내용이 있는데, 여기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올해는 투어 타이틀을 ‘아메리칸 파이 50주년을 축하하고 음악이 죽은 날을 추모하는’으로 달았다. 그의 음악 인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음악이 죽은 날’도 제작이 완료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음 달 19일 극장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