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의 한 교도소에서 남성 흉악범과 여성 교도관이 동반 실종된 사건에 미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처음에는 범인이 교도관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 사람이 이전부터 아는 사이였고 교도관이 죄수 탈주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나오면서 두 사람은 함께 쫓기게 됐다.
미 연방보안국(USMS)은 4일(현지 시각) 앨라배마주 로더데일 카운티 교도소에서 지난달 29일 탈주한 살인 사건 용의자 케이시 화이트(38)와 이 교도소 소속 교도관 비키 화이트(56)와 관련한 정보 제공자에게 각각 최대 1만달러(약 1266만원)와 5000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USMS는 케이시 화이트의 탈주를 도운 혐의로 비키 화이트에 대한 체포 영장도 발부했다. 두 사람은 성(姓)이 같은 철자(White)지만 혈연 관계는 아니라고 USMS는 밝혔다.
주거침입과 차량납치 등의 범죄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던 케이시 화이트는, 58세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한 추가 범죄 사실이 드러나면서 2020년 옥중에서 살인죄로 추가로 기소됐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유죄를 자백하고 법원의 선고 공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이 수감된 교도소의 여성 교도관과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두 사람은 케이시의 정신 감정을 명목으로 외출한 뒤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USMS는 실종 초반에는 비키가 죄수에게 강제 납치돼 목숨이 위태로워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케이시 화이트만 지명 수배하고 현상금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 같은 추측이 틀릴 수도 있음을 말해주는 정황이 잇따라 나왔다. 비키 화이트는 한 달 전쯤에 살고 있던 집을 판 것으로 밝혀졌다. 그와 케이시 화이트가 동시에 사라진 날은 공교롭게도 교도관으로 근무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USMS는 두 사람이 동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2007년식 포드 차량의 사진도 공개하고 이들이 AR-15 소총과 권총, 엽총 등으로 무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살인죄 선고를 앞두고 탈주한 케이시 화이트는 연방보안국 보도자료에 따르면 키는 205cm, 몸무게는 150㎏에 달하는 거구다. 한편 로더데일 카운티 교도소 직원들은 동료 교도관이었던 비키 화이트가 흉악범의 탈주에 적극 가담했을 수 있다는 정황이 제시되면서 큰 충격에 빠진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