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85)이 사망했다고 미국의소리(VOA ) 방송이 1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국영 PTV를 인용해 보도했다. 칸 박사는 폐 질환으로 병원에 이송된 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칸 박사는 파키스탄을 이슬람권 최초의 핵 보유국으로 만든 국가적 영웅으로 추앙받았지만, 서구에는 북한·리비아·이란 등의 국가에 핵 기술을 전수한 ‘위험 인물’로 알려져있다.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이 지난 2014년 2월26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AP 연합뉴스

그는 1980년대 후반 이란, 1990년대 북한과 리비아에 핵폭탄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 제조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기술을 전수해줬다. 칸 박사는 북한을 10여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엔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핵폭탄 제조를 도울 수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칸 박사는 2004년 핵 기술을 북한·이란·리비아에 넘겼다고 시인한 이후 가택연금 상태에 놓이기도 했으며, 2009년 가택연금이 풀린 이후에도 활동의 제약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정치개혁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