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을 벗어났지만 어른들의 얼굴에는 여전히 근심이 가득하다. 낯선 곳에서 완전히 새롭게 살아가야 하는 두려움에 짓눌린 모습이다. 하지만 품에 안겨,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의 모습은 그저 천진난만이다. 전신가리개 부르카를 쓰지 않아도 되고, 납치와 인신매매와 조혼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 아이들. 그러나 나라가 테러집단에 넘어간 슬픔을 안고 난민으로 정착해야 하는 운명을 아직은 모르는 아이들의 모습은 해맑다.

XVIII Airborne Corps and Fort Bragg 페이스북

사막에 꽃이 피듯 전장에도 동심은 피어난다. 아기의 미소에 삭막했던 작전 현장에 미소가 감도는 듯 하다. 탈레반의 손아귀를 피해온 아프가니스탄인들을 실어나른 미 특수부대의 수송 작전 장면이 각 부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 미 82 공수사단, 82항공전투여단, 1여단전투팀 등 특수부대 공식 페이스북이 공개한 아프간인 수송장면을 미 육군 참모본부가 다시 재전송했다.

XVIII Airborne Corps and Fort Bragg 페이스북

두눈만 빼고 온몸을 가린 ‘니캅’을 입은 엄마손을 꼭 잡은 어린 여자아이는 해맑은 표정으로 코앞에서 배낭을 점검하는 군인을 쳐다보고 있다. 이 아이는 자라면서 앞으로 온몸과 얼굴을 부르카로 가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U.S.Army Chief of Staff

이 소녀가 앞세운 남자아이 둘은 아마도 오빠와 남동생으로 보이고, 뒤의 히잡을 두른 어른은 엄마로 보인다.

XVIII Airborne Corps and Fort Bragg 페이스북

이 두 아이는 의좋은 오누이로 보인다. 터전을 떠나서 낯선 곳으로 향하는 여정이지만 아이들의 눈에는 호기심과 설렘이 가득해보인다.

82nd Airborne Division

수송기를 가득 채운 사람들 사이에 선 이 소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주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다시는 고향을 밟기가 어려울 것임을 알고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아두려는 것일까. 어린 아이의 눈에 상념이 가득해보인다.

82nd Airborne Division

엄마 품에 안겨있는 한 아이들은 무섭지도 외롭지도 않다. 그건 부모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먼 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이들, 어쩌면 국적을 버리고 새로운 나라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 이들의 삶에 평화와 축복이 깃들기를.

82nd Airborne Division

자신들의 국가원수로부터 버림받은 이들은 배신감에 치를 떨 새도 없이 목숨을 걸고 탈레반의 손아귀를 피해 도주했다. 생과 사의 관문을 넘어 비행기 눈에는 근심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한숨 돌리고 나니 무너진 나라의 난민이라는 현실이 와닿는 것일까.

82nd Airborne Division

그래도 가라앉은 비행기 안 분위기를 밝게 해주는 것은, 낯선 곳으로의 여정도 설렘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이다.

XV!!! Airborne Corps and Fort Bragg

더 많은 이들이 탈레반의 손아귀에 들어간 아프가니스탄을 등지고 외국으로 탈출하려고 했지만, 많은 이들이 중도에 막혀서 돌아갔다. 카불 공항의 담장은 운명을 가르는 가혹한 갈림길이 됐다. 이 모두가 언젠가 다시 동포로 마주하며 웃는 날이 올 수 있을까. 반드시 그런 날이 올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