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 페이스북 계정에 친강(55) 신임 주미 중국 대사가 출연한 1분 49초짜리 동영상이 올라왔다. 지난해 8월 이 동물원에서 태어난 자이언트판다 수컷 샤오치지(小奇蹟·작은 기적이라는 뜻)의 첫돌 축하 메시지 동영상이다. 동영상은 친 대사가 영어로 직접 판다한테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그는 “너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힘들 때 세상에 왔고, 너의 탄생과 자라나는 순간 순간의 모습은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을 준다”며 “너는 우리에게 기적이고 그래서 네 이름이 그렇게 지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과 미국인들의 응원과 보살핌으로 작은 새끼였던 너는 활달하고 호기심 많은 소년이 됐다”며 “너로 인해 중국과 미국의 교류가 더욱 다채로워졌다”고도 말했다.


친강 미국 주재 중국 대사가 21일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 페이스북 동영상에 출연해 수컷 판다 샤오치지의 첫돌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스미스소니언동물원 페이스북


지난달 말 부임한 친 대사는 외교부 수석대변인과 부부장 시절 중국의 국익을 중시하는 발언을 정제되지 않은 직설 화법으로 구사해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선봉장으로 꼽혔다. 전랑 외교는 중국 특수부대를 다룬 애국주의 영화 ‘전랑’에 빗대 늑대처럼 강한 힘을 과시하며 국익을 앞세운 거침없는 외교 전락을 일컫는 말이다.

앞서 그는 워싱턴 도착 다음 날 100년 전 중국공산당이 활동했던 곳을 방문한 사실을 트위터에 올리며 국익을 앞세운 전랑 외교술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판다를 매개로 미국인들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서며 이미지 관리에도 신경 쓰는 모습이다.


미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작년 8월 태어나 올해 한 살이 된 수컷 판다 샤오지치(오른쪽). 미국과 중국인 사육사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스미스소니언동물원 홈페이지


중국은 특산 야생동물인 판다를 외국 동물원에 보내 해당국 국민의 호감도를 높이는 ‘판다 외교’를 적극적으로 구사해왔다. 친 대사는 “고향에 사는 네 가족들 숫자가 40년 전 1100마리에서 지금은 1800마리로 늘어나 멸종위기종에서 벗어났지만 변함없이 돌볼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 정부의 판다 증식 정책이 성공했음을 자랑한 것이다.